오랜만에 영화 리뷰 글입니다.
이번 영화는 마이클 펠커 감독의 데뷔작 언젠가 달라질 거야(Things Will Be Different)는 시간 여행이라는 SF 요소와 가족 드라마, 그리고 스릴러적 긴장감을 절묘하게 조합한 작품입니다. 2024년 3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영화는 로튼 토마토에서 81%의 신선도 점수를 받으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영화 ,언젠가 달라질 거야 ‘Things Will Be Different’ 공식 포스터 이미지]
줄거리: 시간의 틈새로 도피하는 남매
영화는 실패한 강도 사건 이후 700만 달러의 현금을 들고 레스토랑에서 재회한 조셉(아담 데이비드 톰슨)과 시드니(라일리 댄디) 남매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조셉은 경찰의 추적을 피해 두 사람이 숨을 수 있는 외딴 농가를 준비했는데, 이 농가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노트북의 지시를 따르면 다른 시간선으로 사용자를 이동시킬 수 있는 신비한 옷장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경찰이 접근하자 두 사람은 서둘러 옷장을 찾아 지시에 따라 행동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다른 시간선으로 이동하는 데 성공합니다. 노트북에는 현재로 돌아가기 위해 14일을 기다린 후 다시 옷장에 들어가라는 지시가 있었고, 어린 딸 스테프가 있는 현재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시드니는 마지못해 기다리기로 합니다.
그러나 14일째 되는 날, 시드니는 옷장이 봉쇄되었음을 발견합니다. 조셉은 근처 제분소가 열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곳의 지하실에서 부패한 시체와 함께 그들이 ‘시간의 바이스(vise)’에 갇혔다는 경고문을 발견합니다. 경고문에 서명하라는 지시에 따라 조셉이 서명하자, 갑자기 금고가 나타나고 그 안에서 테이프 레코더를 발견합니다.
시간의 감옥에 갇힌 남매
테이프 레코더를 통해 그들은 정체불명의 ‘낯선 이’와 소통하게 됩니다. 낯선 이는 농가의 시간 이동 능력의 섬세한 균형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존재를 지울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살아서 탈출할 방법은 농가에 머물면서 미래의 어느 시점에 도착할 ‘방문자’를 죽이는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조셉과 시드니는 1년 동안 농가에서 방문자의 도착을 기다립니다. 어느 날, 후드를 쓴 방문자가 나타나 조셉에게 상처를 입힙니다. 이 방문자는 휴대용 스피커로 시드니의 어머니가 즐겨 듣던 디스코 트랙을 재생하고, 시드니에게도 상처를 입힌 후 시드니는 농가로 도망칩니다.
조셉은 교회 안에서 방문자와 함께 깨어납니다. 말을 할 수 없는 방문자는 조셉에게 테이프 레코더를 통해 낯선 이에게 방문자를 성공적으로 죽였다고 거짓말하도록 강요합니다. 방문자의 죽음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자, 조셉은 날씨가 나빠 시체를 밖에 두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던 중 방문자는 글로 자신이 가족을 죽인 사람을 찾고 있다고 조셉에게 알립니다.
충격적인 진실과 끝없는 시간의 루프
방문자를 쫓아낸 후, 시드니는 격렬한 대치 끝에 방문자의 정체를 밝혀냅니다. 놀랍게도 방문자는 시드니의 딸 스테파니가 성인이 된 모습이었습니다. 조셉이 도착하자 시드니는 스테파니를 보호하려 하지만, 조셉은 실수로 시드니를 총으로 쏘아 죽이고 맙니다. 스테파니는 옷장 문을 통해 도망칩니다.
홀로 남은 조셉은 테이프 레코더를 통해 낯선 이에게 방문자가 떠났다고 알립니다. 시드니를 묻은 후, 조셉은 낯선 이의 지시에 따라 제분소 안에서 기다립니다. 곧 그는 알 수 없는 장소로 이동하여 테이프 레코더 속 낯선 이와 한 여성을 만납니다. 두 사람은 조셉에게 방문자에 대한 정보를 기억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조셉은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두 사람은 조셉과 시드니가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존재 흔적을 모두 지울 것이라고 알립니다. 조셉은 시드니를 구하고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간청합니다. 그들은 동의하고 조셉을 레스토랑에서 시드니를 만나기 전 첫날로 돌려보내지만, 그 시간선에서 자신의 복사본(‘중복’)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눈에 띄게 나이 든 조셉이 영화의 사건들을 여러 번 반복했음이 드러납니다. 실수로 시드니를 죽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던 그는 시드니에게 이 순환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죽이고, 돈을 두고 딸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시드니는 조셉을 쏘고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레스토랑을 떠납니다.
제작 배경: 데뷔 감독의 야심찬 도전
이 영화는 마이클 펠커의 감독 데뷔작으로, 그는 각본도 직접 맡았습니다. 펠커 감독은 라이언 존슨의 ‘루퍼’와 코엔 형제의 ‘블러드 심플’ 같은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촬영은 펠커 감독의 버려진 가족 농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열악한 조건으로 인해 촬영 한 달 전 인디애나의 밀 디스트릭트 농장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저스틴 벤슨과 애런 무어헤드는 그들의 러스틱 필름스 레이블을 통해 이 영화의 제작 총괄을 맡았는데, 이는 펠커가 그들의 이전 영화들에서 편집자로 일한 인연 때문이었습니다. 음악은 미국 포스트-록 밴드 트리스테자의 전 기타리스트 지미 라발레와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 마이클 A. 뮬러가 담당했습니다.
개봉 및 수익
‘Things Will Be Different’는 2024년 3월 11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 페스티벌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되었습니다. 이후 2024년 4월 5일 오버룩 영화제에서도 상영되었으며, 2024년 10월 4일 매그넷 릴리징을 통해 스트리밍 플랫폼과 극장에서 동시 개봉되었습니다.
박스오피스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 첫 주말에 23개 극장에서 3,988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총 박스오피스 수익은 9,134달러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이는 저예산 독립 영화로서는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비평가들의 평가
비평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는 52명의 비평가 중 81%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으며, 평균 평점은 10점 만점에 7.2점이었습니다. 사이트의 컨센서스는 “큰 아이디어로 가득 찬 작은 영화로, ‘Things Will Be Different’는 효과적으로 두뇌를 자극하면서 신경을 긴장시킨다”고 요약했습니다.
메타크리틱에서는 5명의 비평가를 기준으로 100점 만점에 62점을 받았으며, 이는 “대체로 호의적인” 평가를 의미합니다. 버라이어티의 카를로스 아길라르는 이 영화를 “감정적 깊이와 지적 흥미를 혼합하려는 인상적인 시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시간 여행 스릴러의 새로운 시도
‘Things Will Be Different’는 시간 여행이라는 익숙한 SF 요소를 가족 드라마와 결합시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시간 여행의 물리적 가능성이나 역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시간 여행이 인간 관계와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합니다.
특히 남매 관계를 중심으로 한 감정적 서사는 영화에 깊이를 더합니다.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선택,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캐릭터들의 내적 갈등과 성장을 보여줍니다. 조셉과 시드니의 관계는 단순한 공범 관계를 넘어, 서로에 대한 책임과 배신, 그리고 화해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시간의 루프와 인간의 선택
영화의 가장 흥미로운 측면 중 하나는 시간의 루프와 인간의 선택에 관한 철학적 질문입니다. 조셉이 같은 사건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도 결과를 바꾸지 못하는 상황은 운명과 자유 의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정말로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가? 아니면 어떤 사건들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가?
또한 영화는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으려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그 한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조셉이 시드니를 구하기 위해 무한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은 인간의 집착과 후회, 그리고 용서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독특한 시각적 스타일과 분위기
카리사 돌슨의 촬영은 외딴 농가의 고립된 분위기와 시간 여행의 초현실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표현합니다. 특히 제한된 공간 안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캐릭터들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하는 카메라 워크가 돋보입니다.
지미 라발레와 마이클 A. 뮬러의 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킵니다. 포스트-록 배경을 가진 라발레의 음악적 감각은 영화의 초현실적이고 불안한 분위기를 완벽하게 보완합니다.
결론: 작은 예산으로 큰 아이디어를 담아낸 야심작
‘Things Will Be Different’는 제한된 예산과 공간 안에서도 큰 아이디어와 깊은 감정을 담아낸 야심작입니다. 비록 상업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시간 여행이라는 장르적 요소를 통해 인간 관계와 선택의 의미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마이클 펠커의 데뷔작으로서 이 영화는 그의 감독으로서의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주었으며, 앞으로의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입니다. 시간 여행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와 선택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찾는 관객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관심 가질 만한 요소들
- 시간 여행의 독특한 메커니즘: 옷장을 통한 시간 여행이라는 독특한 설정은 기존 시간 여행 영화들과 차별화됩니다. 특히 시간 여행의 규칙과 제약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어 내적 논리가 탄탄합니다.
- 남매 관계의 복잡성: 조셉과 시드니의 관계는 단순한 혈연을 넘어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갈등, 그리고 서로에 대한 책임감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 시간 루프의 철학적 함의: 같은 사건을 반복하면서도 결과를 바꾸지 못하는 조셉의 상황은 운명과 자유 의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 저예산 독립 영화의 가능성: 제한된 예산과 로케이션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스토리텔링과 연출로 큰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 감독의 개인적 배경: 원래 감독의 버려진 가족 농장에서 촬영하려 했다는 점은 이 영화가 감독에게 개인적인 의미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Things Will Be Different’는 시간 여행이라는 SF 요소를 통해 인간의 선택과 관계, 그리고 운명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화려한 시각 효과나 거대한 스케일 대신, 인간적인 이야기와 감정에 집중한 이 영화는 독립 영화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줍니다.
관람 평점
4.6/5.0
비교적 몰입감있고, 철학적 의미가 내제되어있어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을 많이 하도록 요구합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맞아서 점수를 좀 후하게 써봅니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