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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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캠핑장이 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딱 여섯자리만 받는…

그날따라 무슨 신들린 경지의 탭핑을 했는지 일사천리로 주말 자리 하나가 예약이 잡혔다.

그렇게 한달 후 찾은 캠핑장. 큰 아이가 고3이 된 이후 자제해왔던 나들이가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부부만의 시간이 되었다.

아내는 오랜만에 캠핑이라 마음이 들떴는지 고기라도꼭 굽자 연신 이야기를 했고, 결국 가까운 마트를 다시 들러 한우같은 호주산 소고기를 집어들고 온다. (한우를 사자놓고선 결국 가성비의 한계를 스스로 넘지 못했나보다.)

소고기가 지글거리는 소리, 술한잔을 기울이며 나누는 대화. 옆 사이트에 들릴까 말까한 잔잔한 음악 소리, 모든 것이 오롯이 우리를 위한 시간으로 채워진다. 일상에서 늘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던 우리가 잠시 자신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이 된다.

한낮의 뜨거운 열기는 밤이 되자 자연의 바람으로 스며들고, 에어컨 없는 공간이 오히려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풀벌레들의 합창이 도시의 소음을 대신하며 몸과 마음을 이완시킨다.

조용한 한여름 밤. 생각지도 못했던 부부만의 귀중한 시간이 흘러간다. 이런 휴식이 있어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열심히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소중한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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